안녕하세요, 나무화분입니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변론을 해야 될 것 같은 심정으로 글을 씁니다.
출제자 입장에서 느낀점들, 그리고 저런 문제를 내게된 계기 등등을 주저리 주저리 쓴 글이니,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부족한 제 오늘의 퀴즈를 풀어보시고 싶다거나, 아니면 제가 쓴 글이 읽기 싫으시다면 그냥 넘겨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작 동기 & 변론
0. 이 문제는 현재는 사라진 미궁 중 하나에 쓰이려던 문제의 변형입니다.
1. 고사성어는 미궁게임류에서 많이 출제된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항상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그 뒤에는 흔히 더라비린스에서 줄곧 논의 되어왔던 특정인이나 배경지식에 대한 논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사성어는 언어적 표현이기 때문에 안 쓰는 사람은 검색해서 찾아봐야되는... 그런 면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최대한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표현을 집어넣으려고 했습니다. 일석이조나 십중팔구 등이 그런 예입니다.
2. 배경이 고사성어이다보니 낼 수 있는 문제의 타입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빈칸채우기 외에는 크게 활용을 할 수 있는... 묘안이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다만 숫자가 겹치는 고사성어를 정육면체에다 둘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정육면체가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했던 두 아이디어, 정육면체와 고사성어를 엮어본 문제였습니다.
3. 문제 자체의 큰 맹점 하나는, 찍을수도 있는 문제였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정육면체인걸 몰라도 어느정도 고사성어인걸 알았다면, 찍기가 가능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4. 지금와서 드는 생각은, 필요 없는걸 떨쳐내어 전개도를 만들지 말고
네모를 재배열하여 전개도를 제작하는 과정으로 수정했다면, 조금이라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 점에 대해서 구차한 변명을 하자면, 오늘의 퀴즈인 만큼 쉽게 풀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을 하여 실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5. 쓰이지 못한 사자성어(?)에는 사분오열/사사오입이 있습니다.
사사오입이 제외된 배경에는 그와 관련된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좀 배경지식이 관여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6. 배경이나 의도가 어찌됐건 그걸 표현하는 방법이 그릇되었다면 제가 부족한 게 맞는거겠죠.
제가 얼마나 부족한 미궁러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된 하루 였던것 같습니다.
출제자가 되어 든 생각들
1. 처음 채택 되었을 때에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짧은 순간 이게 얼마나 큰 부담인지 바로 체감했습니다.
5/1 문제 풀이가 공개된 후에, 그 문제가 정말정말 좋은 문제여서 부족한 제가 다음에 나오게 되는게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딱 들어맞죠, 3시간이 지나도 풀리지가 않자 초조해졌습니다.
2. 12시간이 되어 상금이 떨어지자 자괴감이 들더군요. 너무한 문제를 낸건 아닌가...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3. 9시간 정도 남은 지점에서 운영자님께 쪽지를 드려서 문제 수정이나 힌트 공개등을 할 수 있는지 여쭤봤는데, 너무 늦은 것 같았습니다.
문제를 한 번 제출한 이후에는 절대 수정할 수 없다는 점이 일반적인 미궁 제작과는 정말 다르게 더욱 부담이더군요.
(쪽지로 괴롭힌 운영자님들께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4. 6시간이 남았을 지점에서 그냥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서 이게 제 문제고, 제가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이런 취지의 글을 올려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반응을 보고 있는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풀이가 공개된 후 회원분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6. 역시 혼자 무언가를 만드는 건 어렵더군요. 오늘의 퀴즈도 팀 출제가 가능하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 출제가 불가하더라도, 더라비린스와 무관한 지인들에게 한 번 검토를 맡겨보시는 걸 적극 추천드립니다.
7. 미해결로 종류 후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있었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 00시부터 22시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제 풀이와 다음 출제자님의 퀴즈를 동시에 업로드하느라 다운되는 느낌이 있기도 했고,
제 퀴즈의 여파가 다음 출제자님께 까지 영향이 드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가 어찌되었건 운영자님들이 처음 시도해보신 이벤트에 두 번째로 문제를 낼 수 있다는 건 영광이었습니다.
저는 실시간 동접자가 10명이었던 시절부터 사이트를 이용했는데, 당시 THE MIIST나 LOST미궁을 풀면서 처음 이 사이트의 매력을 알았습니다.
이제 벌써 시간이 흘러 이렇게 나름 60여명 정도가 참여할 수 있는 규모 있는 이벤트의 일부분이 되는 건 정말 살 떨리는 경험이었습니다.
부담스러운 자리에서 스타트를 잘 끊어주신 5/1문제에 비하여, 한 없이 부족한 문제를 내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 다시 드립니다.
제가 지난 24시간 동안 겪은 감정이나 느낌들이 미래의 오늘의 퀴즈 출제자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글 쓴 목적은 다 한것 같습니다. 작은 건의사항이 있다면 오늘의 퀴즈 창에도 그리기 모드를 허용하거나,
아니면 출제자는 오늘의 퀴즈 페이지를 수정할 수 있게 기능이 추가되면 아마 조금 부담이 덜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이 ____이 된다 (원래는 한 글자지만, 두 글자를 생각해보자.)
찾은 것을 모두 합치면 4글자 맛있는 간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