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에 앞서, 전혀 Daus님과 언쟁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점 밝힙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점과 제 의견을 말하고 싶습니다.
1. 찍기에 대해서
답의 후보가 정해져있는 문제들에서, 더라비린스에서 찍기는 꽤나 보편화되어있는 풀이입니다. (풀이라고 해야 할 지는 모르겠네요.) 이를테면 숫자가 답인 문제, 알파벳 2글자가 답인 문제 등등... 당연히 본인이 열심히 만든 문제를 찍어서 푸는 것을 싫어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문제를 내면 그렇지 않게 낼 거 같네요. 그래서 미궁 제작자분들은 애초에 숫자 답인 문제를 내지 않거나, Daus님이 수정한 버전처럼 답의 크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거나, 이를 역이용하여 배드엔딩 등으로 이용하시기도 합니다. 찍는 것을 싫어하신다면 안타깝지만 이처럼 다른 방식을 택하셨어야 합니다. 찍는 것에 대해 어떠한 제재도 없었기 때문이죠. (언젠가 관리자분이 찍기 방지 기능을 추가하실 수도 있겠네요.) Daus님이 직접 아무 미궁이나 들어가서 숫자가 답인 문제의 정답률을 꼭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화났던 부분은, 마치 '다른 사람들은 다 멀쩡히 푸는데, 왜 너희는 찍어서 넘어가냐'라는 뉘앙스의 말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더라비린스의 문화를 이해하시고도 어떤 도의적인 책임에 따라 찍어 풀지 않았어야 한다고 느끼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2. 오류에 대해서
이 점이 저희가 굉장히 불만을 표했던 지점입니다. Daus님이 만드신 한글 퍼즐 2와 이번 미스터리 사인을 모두 마지막까지 풀어본 사람의 입장으로서, 미궁의 테마에 비해 너무 오류가 많다는 점이 굉장히 거슬렸습니다. 한글 애너그램이나 미스터리 사인의 소재를 가지고 미궁을 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닙니다. 그 테마를 가지고 미궁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에 비해서 생기는 오류의 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흔히 미궁에 오류가 발생했던 사례들을 살펴보면, 제작자 본인께서 계속 검토하시다가 오류를 발견하시고 이를 즉각 수정하신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검토가 어렵고 오류가 많이 날 수 있는 빅픽쳐 문제 (여러 단서를 조합했을 때 딱딱 아귀가 맞는 문제들을 말하는 겁니다.) 들은 특히나 몇십 번을 검토하시고, 테스터도 동원하셔서 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계산 몇 번, 타자 몇 번이면 검토할 수 있는 문제들을 그 몇 번도 검토하지 않으시고 내셨다는 사실이 푸는 입장에선 굉장히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답을 내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 않냐'고 하셨는데, 푸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푸는 사람은 문제에 나와있는 예시들 중 어느 하나라도 풀이와 맞지 않다면 그 풀이를 폐기하는 것을 항시 고려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미궁에는 오류가 없다'라고 전제한 상태에서 풀이를 진행하니까요. '그래봤자 내는 사람 마음이지'라고 생각하신다면 전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미궁을 내는 사람과 푸는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우위에 있지 않다고 전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즐거운 영향력을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입니다.
열심히 내신 미궁이 삭제됐다는 점은 아쉽게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고 저희의 의견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