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무료로 누릴 수 있는 플랫폼에서 굳이 좋고 나쁨을 가릴 필요가 있는가?'
에 대한 의문은 미리 치워두도록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주제에 관해서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는 걸 추천한다.
또한 필자가 해당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필자의 기준에서 좋은 문제만 풀고 싶다' 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임을 미리 밝힌다.
본론에 앞서서 당신에게 질문 하나를 던지겠다.
당신은 아래와 같은 문제를 자신만의 기준에서 '재미있다'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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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민할 시간을 가지는 게 좋겠다. (오래 고민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답을 모르겠다면 드래그를 이용해 정답을 확인하길 바란다.
해답: 우선 숫자를 모스부호에 대입하여 다른 숫자로 바꾸자.
10000은 1이 되며, 0000은 5가 된다. 다라서 10000 + 0000은 15 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15를 아스키코드에 대입하면 Si가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Si 는 원소기호에서 규소를 의미함으로 정답은 규소 가 된다.
어떠한가?
위의 문제가 재미있다 혹은 내 시간을 소모할 가치가 충분했다고 판단되는가?
만일 필자에게 묻는다면 그 답은 명백하게 '아니요'다.
해당 문제는 굉장히 적은 단서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유추하도록 요구한다.
나는 앞으로 위와 같은 문제를 '독심술 문제' 라고 정의하겠다.
필자는 더라비린스에서 미궁을 풀며 상당히 많은 독심술 문제들과 마주했고,
그때마다 허무함과 상실감을 느꼈으며 때로는 화가 난 적도 있었다.
적당한 단서의 소실은 우리의 지적인 장난기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자극시키지만
위와 같이 과도하게 적은 단서로 플레이어들의 시간을 빼앗기만 하는 문제는
전혀 좋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음 퀴즈를 보자. 이번에도 역시 질문은 같다.
당신은 아래와 같은 문제를 자신만의 기준에서 '재미있다'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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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답을 모르겠다면 드래그를 이용해 정답을 확인하길 바란다.
해답: 우선 영어를 한국어로 변환시키면 ]감 담 맘 ? 잠] 을 구할 수 있다.
결국 해당 문제는 감 남 담 람 맘 밤 삼 암 잠 의 순서로 증가하는 방식 내에서
1 3 5 7 9번째의 문자를 뽑았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정답은 삼(Three.. 등등) 이 가능하다.
해당 문제 또한 개인적으로 1번 퀴즈보다는 논리적이라고 판단되지만,
여전히 좋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2번 퀴즈는 과도한 범위의 해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Progress는 일반적으로 전진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Wall은 일반적으로 담 이라는 표현보다는 벽 이라는 표현으로 월등히 많이 쓰인다.
Mind 또한 대부분 마음이나 정신으로 받아들이지, 맘 이라는 표현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2번 퀴즈와 같은 문제는 '무리수 문제' 라고 정의하겠다.
이런 무리수 문제 같은 경우는 플레이어들의 생각을 무리하게 요구하려고 고집한다.
적당한 선에서의 변형은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우리에게 독창성을 시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선을 넘는다면 풀어도 찝찝함만 남는 문제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즉, 문제에서 무리하게 다수의 발상과 어긋난 발상을 피력했을 때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이 글에선 필자 본인이) 영 좋지 못하다고 판단한다면 그건 무리수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주어진 문제를 풀기 전까진
그 문제가 자신의 기준에서 좋은 문제인지 나쁜 문제인지 구별할 수 없다.
때문에 좋은 문제를 풀고 그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고 싶어 하는 플레이어에게
"문제가 혹은 미궁이 마음에 들지 않다면 안 풀면 되지 않느냐?"라는 말은 통용될 수 없다.
다음번엔
문제의 좋고 나쁨에 대하여 - [2]
좋은 문제란 어떤 문제인가? 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