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재미없는,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전의 향수를 일으키는"
제작자 : 프린스산타
공개일 : 2014-08-01
https://www.thelabyrinth.co.kr/labyrinth/laby/viewLabyrinth.do?labyrinthSeqn=71
1. 초창기 미궁의 향수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이 있다.
나의 기억이 왜곡된 것이 아니라면,
미궁의 전성기 시절(적어도 16년 전) 대부분의 미궁들은 스토리를 지녔었다.
말 그대로 '미궁'을 헤쳐나갔던 그 시절.
그 장소가 어디였던 간에, 자신이 왜 그곳에 있는지도 모른채 진행되는 이야기.
왜 그런지는 몰라도 주어진 문제들을 풀어야만 다음 단계로 헤쳐나갈 수 있었으며
다음 단계로 가면, 친절하게도 화자가 문제의 해설까지 해주는 클리셰.
그 시절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굳이 공감을 바라지는 않겠지만,
그 시절을 겪었던 사람들의 일부는 이 미궁을 풀면서 그때의 향수를 느꼈으리라 생각해본다.
그 중의 하나가 나였고 말이다.
2. 초심자라면 여기에 주목하라
미궁판은 이미 고인지가 오래이기 때문에
미궁 초심자에게는 그 어떤 문제라도 어렵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항상 '먼저 풀어보라'고 권했던 미궁이 바로 아쿠아마린이었다.
그 이유가 단순히 추억팔이 때문은 아니다.
① 적은 문제 수
초심자들에게 템포가 긴 미궁은 금세 피로감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지만,
아쿠아마린의 문제수는 다른 것들에 비해 많이 적은 편이다.
짧은 호흡으로 비교적 빠르게 클리어할 수 있다.
오래된 미궁이기에 질문게시판에 힌트들이 많이 풀려있어서 풀기 쉽다는 점도 한몫 한다.
② 트릭들이 1차원적이다.
현대의 미궁들은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져서, 문제를 풀기 위한 트릭 자체를 찾기가 어렵다거나
다수의 트릭이 버무려져 있는 문제(트릭A→트릭B→트릭C→정답 도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쿠아마린은 절대 그렇지 않다.
어떤 트릭인지만 알아챈다면 답을 바로 알 수 있는 문제(트릭A→정답 도출)들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그 트릭 자체가 타 미궁들에 비해 연상하기 쉬운 축에 속한다.
솔직히 현재 시선에서 보면 재미없는 문제들이라고 느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런데 과연 미궁 초심자들에게도 그럴까?
그들에게는 미궁을 순탄하게 해쳐나갈 친절한 문제로 비춰질 수도 있지 않을까?
③ 지식 습득
미궁판은 미궁러가 아니라면 떠올리기 힘든 지식들이 너무나도 많다.
아쿠아마린에서는 힌트까지 친절하게 제공해줌으로써, 초심자들에게 미궁 스킬을 가르쳐주곤 한다.
특히 그 대표적인 예시가 Abyss :: 4와 Ocean :: 5 등의 문제들이다.
(이것들은 타 미궁에서도 간간히 쓰이는 트릭 중 하나이다.)
Ocean :: 1과 같이 다각도의 연상능력을 요하는 문제도 있다.
풀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3개의 문단마다 연상해야 하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아쉬운 점
제작자의 글귀들이 너무 잘 읽힌 나머지 정말 집중하여 읽었었는데,
결말 부분에서 띵-하며 김이 새버린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아니, 아주아주 많다.
물론 차기작을 염두에 두고 낸 결말이겠지만,
아직까지 아쿠아마린의 2편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이많이 아쉬울 따름.
과연 그의 운명이 그대로 끝일까?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절대로.
제작자님이 혹시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공개한 지 7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의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이 여기 있으며,
그대의 차기작을 소망하는 사람이 여기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이것은 차기작에 대한 출판사의 독촉이 아닌,
부디 이야기의 결말을 기대하는 독자의 영롱한 눈빛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