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이번에 만들어서 공개한 [Harmony: 음악으로 가득한 곳] 이라는 미궁을 삭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미궁을 풀고 계신 분들에게는 정말로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밑의 내용은 그냥 사연팔이입니다)
전 미궁이라는 장르를 방송에서 처음 보게 되었어요. 물론 당시에 미궁 제작자분께서 오셔서 방송으로 송출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이 와서 지금은 하지 않습니다. 그 때 전 미궁에 빠져들었고 그 분께서 푸시다 만 미궁을 이어서 풀기 시작했어요. 그 미궁은 tre라는 상당한 난이도를 지닌 외부미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당연히 미궁이 이 정도의 엄청난 난이도를 가졌다고 생각했어요. 당시에 한 문제에 2주라는 시간을 쏟은 적도 있던 만큼 그 정도의 열정과 시간은 당연히 소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우연히 이 게시판을 들르게 되었고 처음으로 tre가 아닌 다른 미궁을 풀게 되었어요. 근데 풀다보니 이상하더라고요. 제가 알던 미궁이 아닌거에요. 물론 지금 와서 생각하면 tre가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이 게시판의 미궁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알게 되더라고요. 내가 시작을 너무 어렵게 잡았구나. 그래서 배우고자 다른 제작자분들의 미궁을 열심히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저도 미궁을 만들고 싶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근데 만들다 보니 실수를 범하게 되더라고요. 바로 '저만 만족하는' 미궁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물론 매운맛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죠. 하지만 대다수의 분들은 어느정도 섞여있는 미궁을 원하시는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그때 당시에 그 점을 깨닫지 못하고 어려운 문제만 뽑아내려고 고생했습니다. 물론 쉬운 문제도 섞여있었겠지만 그건 단순히 제 머리의 소재 고갈 및 능력 부족입니다. 그렇게 미궁을 두 개를 공개했습니다. 첫 미궁은 퀄리티가 제가 지금 다시 봐도 부끄러울 정도로 낮았어요. 두 번째 미궁은 소재도 이미 나온 적이 있는 미궁이었고 난이도도 뒤죽박죽이었고요. 미궁에 참여해주신 분들에 비해 끝까지 풀어주신 분들도 적었어요. 근데 제가 멍청했더라고요. 그때까지도 제가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지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리고는 세 번째 미궁인 Harmony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근데 만들면서 자만 가득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정도는 쉽게 푸실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요. 그 생각은 보기 좋게 깨져버렸습니다. 저는 저만 생각했지 '남도 같이 즐길 수 있는' 미궁을 만들 지 못했더라고요. 결국엔 열심히 푸시던 분들도 하차하시고 끝에서 저만 홀로 기다리는 외로운 상황이 되버렸습니다. 항상 저만 생각하고 저만 만족한 것이 이런 결과를 초래해버린거에요. 이걸로 많은 걸 배웠습니다. 물론 미궁을 만들 때는 첫 번째로 제작자 자신이 만족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푸시는 분들도 그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요.
이번에 공개한 Harmony미궁은 삭제하겠습니다. 지금 풀고 계신 분들한테는 무척이나 죄송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마지막 문제를 위해 이 미궁을 만들었거든요. 그 문제가 이런 하찮은 미궁에서 썩을 걸 생각하니 아깝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고로 마지막 문제는 나중에 다른 미궁에서 찾아뵙게 될 겁니다. 차라리 더 열심히 단련해서 다른 미궁에서 마지막 문제를 꺼내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다시 한 번 풀고 계신 분들한테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욱 발전된 저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