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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희끗희끗한 머리를 가진, 한때는 멋쟁이였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는 세월의 무게에 눌려버린 반백의 신사.
막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하는 듯한, 어깨 아래로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검정색 긴 생머리를 가진 20대 중반의 아가씨.
나이도 성별도 다르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부녀지간으로 생각할 정도로 그들은 닮은 점이 있었다.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바이올렛?”
바이올렛이라고 불린 여자는, 그다지 망설이는 기색 없이 대답했다.
“한국에 한번 다녀올 생각이에요, 박사님.”
남자는 그 말에 수긍하는 눈빛이었다. “그래 그동안 오랜 시간이 흘렀지, 가족들과 만나지 못한지도 정말 오래되었고.
사실 만나지 못했다기보다는 만나지 않았다는 느낌이었지만 말이야....”
“만난다고 해도 마음이 약해질 뿐이었으니까요.”
“그런 건가... 어떨 때는 자네가 정말 무섭게 느껴진단 말이야. 주변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상냥한데도 스스로에게는 그토록 엄격하니.”
“저는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에요, 데이비드.”
그다지 인정할 수 없는 이야기이긴 했지만, 데이비드는 이를 내색하지 않았다.
“어찌되었든 바이올렛이 그렇게 결정했으면 그렇게 해야겠지. 이 일이 빨리 마무리되는 것을 보고 싶긴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니까.”
“그러면 부담 없이 일정을 잡아보도록 해. 이미 준비는 다 되었으니 얼마간 쉬었다 온다고 한들 문제될 건 없겠지.”
“그럴게요.”
하지만 뒤돌아서 문 밖으로 걸어 나가는 바이올렛의 모습에서 그는 어떤 위화감을 느꼈다.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 한 모습이 그제야 나타났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착각을 한 것이기를 바랐다. 그녀는 이미 그의 친딸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첫번째 여행 : 제주도, 카이로, 스톡홀름, 시드니, 마드리드, 런던
두번째 여행 : 타이베이, 이스탄불, 코펜하겐, 상파울루, 도쿄, 서울
세번째 여행 : 마닐라, 아테네, 베를린, 부산, 하와이, 파리, 뉴욕
네번째 여행 : 홍콩, 싱가포르, 취리히, 몬트리올, 리스본, 로마
그런데 왠지 어딘가 한군데를 안가본거 같다...
A Korean 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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