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게임 더라비린스
[2021-02-20] 천일야화(千一夜話) 츄얼리 06:24:09 3,400 클리어 8명 참여 35명



 

 

 


이야기 펼치기/접기













 

이야기 펼치기/접기(txt 버전)

[가장 아름다운 것]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 메리라는 이름의 소녀가 살고 있었어요.
오늘은 그녀의 18살 생일이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좋은 날에도 소녀는 별로 기쁘지 않았어요.
바로 어릴 때부터 듣던 아버지의 말 때문이었죠.
“18살 생일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찾지 못한다면,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없단다!”
소녀는 자신이 가진 것들을 살펴보았지만, 어떤 것도 그녀를 만족시킬 정도로 아름답지 않았죠.
결국, 그녀는 아버지의 말대로 아름다운 것을 찾기 위해 무작정 집을 나서기로 했답니다.



계획 없이 집을 나선 그녀는 어디를 갈지 고민에 빠졌어요.
한참을 길을 걸으며 고민하던 그녀는,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래, 평소에 자주 가던 보석가게에 가야겠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보석가게로 걸음을 옮겼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보석들. 익숙한 목소리까지.
그녀가 평소에도 가족들 몰래 자주 들르던 이 보석가게는 그녀만의 작은 아지트였어요.
가게에 들어온 그녀는 한 쪽 구석에 편하게 자리를 잡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어요.
한참을 신중하게 둘러보던 그녀의 품 속에는,
진주가 박힌 작은 목걸이가 영롱한 빛을 내고 있었어요.



보석가게의 주인 아주머니는 목걸이를 들고 자신에게 오는 메리를 발견했어요.
“이 목걸이, 정말 예뻐요! 하나 살게요. 여기 금화 하나요!”
“맘에 든다니 기쁘구나. 예쁘게 잘 쓰렴.”
아주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소녀에게 거스름돈을 건넸어요.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소녀는 잔뜩 들뜬 표정으로 목걸이를 받아들고, 다음 가게로 가기 위해 가게 문을 나섰어요.



목적지까지 어떻게 갈지 잠시 생각한 그녀는, 
새로 얻은 목걸이를 들고 다시 기분 좋게 걸음을 나서기 시작했어요.
‘계속 걸어가다가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다시 온 만큼 걸어가면... 도착!’
몇 번이고 갔었던 익숙한 길이였기에, 그녀는 능숙하게 주변을 구경하며 발걸음을 옮겼어요.
순식간에 가게 앞에 도착한 그녀는 뿌듯해하며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어요.



소녀가 두 번째로 들른 가게는 바로 꽃가게였어요.
‘오랜 시간동안 기다려 열매를 맺는 나무라면 아름답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메리는 그렇게 생각하며, 신중하게 심을 씨앗을 고르기 시작헀어요.
그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듯, 한 꼬마아이가 계산을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거랑, 이거랑, 이거 주세요! 히히, 감사합니다!”
귀여운 꼬마가 한껏 들떠 뛰어나갔고,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그가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어요.



‘저 아이는 정말로 기뻐 보이네. 원하는 것을 얻었나 보다.’
가게를 나가는 아이를 보면서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고, 이내 그녀도 다시 하던 일에 몰두했어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할 일을 마치고 가게 밖을 나서려던 그녀는 문쪽 구석에 무언가가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무엇인지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간 그녀는 깜짝 놀랐어요.
“이게 여기에 왜 있지? 원래 있던 곳에 돌려놔야 할 것 같은데?”
그녀는 그것을 손에 집어든 뒤, 의문점 가득한 표정으로 그대로 가게를 나왔어요.



소녀가 의아해하며 집어든 것은 여러가지 색의 돌을 엮어 만든 작은 팔찌였어요.
근처의 옷가게에서 파는 예쁘기로 유명한 이 장신구는 주인을 잃고 바닥에 놓여있었죠.
‘아까 꼬마 말고는 손님이 없었는데, 누가 떨어트린 거지?’
소녀는 잠시 이 팔찌가 그녀가 찾던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생각했죠.
하지만 그녀는 이내 팔찌를 애타게 찾고 있을 주인을 떠올렸어요.
그녀는 곧 생각을 떨치고, 주인을 찾기 위해 근처에 있는 옷가게로 향했어요.



경찰서를 지나서 옷가게에 도착한 메리는 주인 아저씨에게 반갑게 인사했어요.
“안녕하세요, 아저씨! 길에서 이 팔찌를 주웠어요.”
“이건 우리 가게에서 파는 건데. 고맙다. 주인이 찾으러 온다면 돌려주마.”
아저씨는 그녀를 보며 미소지었어요.
메리는 주인 아저씨에게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고, 뿌듯한 표정으로 다시 밖으로 향했어요.



그 때, 기분 좋게 옷가게 문을 열고 나오는 메리의 눈에 가게에 막 들어오려던 소년이 보였어요.
“어, 안녕 로빈!”
그녀는 반갑게 소년에게 인사했어요. 로빈과 메리는 어릴 때부터 같이 놀던 친구사이였거든요.
“어.. 안녕 메리! 생일 축하해!”
그들은 서로 인사하고 가볍게 안부를 주고받았어요.
왠지 모르게 서로가 반가웠던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거리를 걷기로 했어요.



두 사람의 대화는 한 시간이 넘게 이어졌어요.
그는 많은 것들이 궁금했고, 그녀는 그 질문들에 잘 대답해 주었죠.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많은 풀, 나무들이 그들을 지나쳤고, 꽃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정신없이 대화를 나누는 바람에, 한 사람의 품속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떨어지는 것을 둘 중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어요.
그들의 대화는 빨갛고, 노랗고, 하얀 색색의 꽃 앞까지 이어졌어요.



화사하게 핀 꽃들은 바로 앞에 흐르는 강물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냈어요.
그들은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풍경을 바라보았어요. 곧, 메리가 입을 열었어요.
“여기 정말 경치가 좋다. 우리 여기에서 잠시 쉬었다 갈까?”
그들은 잠시 경치를 감상한 뒤, 곧 그곳에 서서 다시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어요.
고기를 사러 온 경찰 아저씨, 고양이를 안고 가는 이웃집 아줌마, 나무에서 지저귀는 새들까지.
주위의 모든 풍경이 메리의 이야깃거리였어요.



하지만 그렇게 꽃들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문득 무언가 허전함이 느껴졌어요.
“어? 아까 산 장신구가 어디 갔지? 주머니에 넣어놓았었는데..”
“응? 뭔가 잃어버린거야?”
그와 그녀는 어디로 떨어졌을지 모르는 장신구를 찾아 이곳저곳을 뒤졌지만, 어딘가에 깊게 숨었는지 장신구는 보이지 않았어요. 
근처까지 전부 찾아봐도 보이지 않자, 로빈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건을 샀던 가게로 돌아가 보았어요.



로빈이 보석가게에 돌아갔다가 다시 돌아왔지만, 그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어요.
결국 포기하고 실망한 메리를 보며, 로빈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저기, 너가 가지고 있던 것만큼 예쁘진 않겠지만 이건 어때?”
그 말과 함께 로빈은 가지고 있던 작은 꽃다발을 꺼냈어요.
튤립, 안개꽃, 프리지아. 여러 꽃들이 있는 꽃다발은 함께 이곳저곳을 뒤지느라 약간 흐트러져 있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꽃다발을 보는 순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어요.
“고마워! 이게 있다면 목걸이는 없어도 될 것 같아.”
그렇게 메리와 로빈은 편안한 마음으로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잠시 망설이던 로빈이 먼저 입을 열었어요.
“저기 메리, 너무 반가워서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널 만나기 직전에 하던 일이 있었단 걸 깜빡했지 뭐야. 
늦기 전에 가봐야 할 것 같아. 오늘 너무 즐거웠고, 내일도 또 보자!”
“좋아. 반가웠어 로빈!”
그들은 인사를 나누고 그 자리에서 헤어졌어요.



그녀는 그렇게 강을 따라 계속 걸어 집으로 돌아왔어요.
들고 온 것을 침대 위에 놓은 뒤, 그녀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주인을 잃고 방황하던 걸 제자리에 돌려놓기도 했죠.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아늑한 소파에 몸을 뉘었어요.



하지만 그런 일들을 생각하면서도 소녀의 기분은 좋지 않았어요.
“나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찾지 못했는걸. 난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없는걸까?”
그렇게 생각하던 도중, 소녀의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왔어요.
“좋은 저녁이야! 사랑하는 우리 딸, 생일은 즐겁게 보냈니?”
그녀는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재미있게 보내기는 했지만, 저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찾지 못했는걸요. 
로빈과 하루종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만 시간을 다 보내고 말았어요.”
그러자 그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더니, 이윽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하하, 하지만 그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냈잖니? 가장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사람은 가장 행복한 법이란다. 
메리, 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찾았구나. 어른이 된 것을 축하한다!”
그의 말을 들은 메리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무언가 이해한 듯 웃음지었어요.
결국 가장 아름다웠던 것은, 목걸이도 팔찌도 꽃다발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거든요.











 



 



 



 
 






 

 


 

H4B5/A3C1/D4B5/I2B6


(지도 아이콘 출처: www.flaticon.com, 제작자 freepik)



풀이 개요


이야기는 총 16개의 문단으로 나누어져 있고, 메리라는 이름의 소녀가 하루종일 어떤 일을 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문제에는 추가로 세 개의 문단이 주어지는데, 이들은 아주 단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만 봐서는 무슨 맥락인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화자가 누구인지도, 무엇을 들고 있는지/들고 가는지도, 어느 시간대인지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목걸이와 팔찌의 위치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알아내기 힘듭니다.

대신, 우리는 해당 문단의 앞, 혹은 뒤에 본문에 있는 문단을 붙여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문단 사이의 연결성을 찾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 아이디어입니다.


먼저, 주어진 모든 문단을 살펴보고 어떤 문단이 어떤 문단 뒤에 이어질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모든 문단은 특정한 상황에서 시작하고, 특정한 상황에서 마무리됩니다.

이 상황이 불일치하지 않는 것들끼리만 이어질 수 있고, 이런 상황에 대한 대표적인 예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인원이 여러 명인가? 한 명인가? 남녀 수는 일치하는가? (그녀가 걸어갔습니다 -X-> 그들이 대화를 나누던 도중,)

- 화자는 어디에 있는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가? (가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X-> 가게에 들어온 그녀는)

- 그녀의 기분은 어떤가?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나갔습니다 -X-> 기분좋게 걷기 시작한)


이렇게 불가능한 것들을 제외하고 나면, 이야기에 기본적으로 있는 16개 문단이 이어지는 흐름을 제외하고 몇 가지가 더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제시된 문단들 역시 기존 문단 중 일부와 연결됩니다.

기본적으로 있는 흐름을 제외하고 연결되는 나머지 것들끼리 이어붙이면 다른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이 정보들까지 있을 때, 비로소 여러분은 팔찌와 목걸이의 위치를 정확히 추론할 수 있습니다.





추가된 이야기


이제 이어진 이야기를 살펴보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봅시다.

네 개의 문단으로 이루어진 세 묶음의 이야기가 나오며, 각각의 문단에는 추가로 제시된 문단이 하나씩 포함됩니다. (추가 문단은 파란색으로 표시합니다)



(1) 제인의 이야기


보석가게의 주인 아주머니는 목걸이를 들고 자신에게 오는 메리를 발견했어요.

"이 목걸이, 정말 예뻐요! 하나 살게요. 여기 금화 하나요!"

"맘에 든다니 기쁘구나. 예쁘게 잘 쓰렴."

아주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소녀에게 거스름돈을 건넸어요.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소녀는 잔뜩 들뜬 표정으로 목걸이를 받아들고, 다른 가게로 가기 위해 가게 문을 나섰어요.


'저 아이는 정말로 기뻐 보이네. 원하는 것을 얻었나 보다.'

가게를 나가는 아이를 보면서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고, 이내 그녀도 다시 하던 일에 몰두했어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할 일을 마치고 가게 밖을 나서려던 그녀는 문쪽 구석에 무언가가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무엇인지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간 그녀는 깜짝 놀랐어요.

"이게 여기에 왜 있지? 원래 있던 곳에 돌려놔야 할 것 같은데?"

그녀는 그것을 손에 집어든 뒤, 의문점 가득한 표정으로 그대로 가게를 나왔어요.


가게를 나온 뒤, 그녀는 지는 해를 보며 집을 향해 계속 걸었어요.

"어휴, 그새 더 무거워진 것 같네."

한참 불평하며 길을 걷던 그녀는 강 건너편에서 누군가를 발견했어요.

거기에는 가게에서 만난 아이가 친구와 즐겁게 놀고 있었어요.

그녀는 잠시 멈춰 쉬었다 갈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이내 집에 가서 쉬는 것이 낫겠다 생각한 그녀는 다시 집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어요.


그녀는 그렇게 강을 따라 계속 걸어 집으로 돌아왔어요.

들고 온 것을 침대 위에 놓은 뒤, 그녀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주인을 잃고 방황하던 걸 제자리에 돌려놓기도 했죠.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아늑한 소파에 몸을 뉘었어요.




첫 문단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이야기의 화자인 '그녀'는 보석가게 주인입니다.

화자가 보석가게 주인이기 때문에, 두 번째 문단과 세 번째 문단의 '아이'는 메리입니다.

그녀는 일을 마치고 나가던 중, 바닥에 있던 무언가(A)를 발견합니다.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놓기 위해 그것을 들고 강을 따라 걸어가, 그대로 자신의 집 침대에 가져다 놓습니다.

즉, 무언가(A)는 보석가게 주인 자신의 것입니다.



-------------------------------------



(2) 로빈의 이야기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처럼 보였지만, 그는 그날따라 할 일이 아주 많았어요.

바쁘게 나갈 채비를 마친 그는 먼저 집 바로 옆에 있는 가게에서 빠르게 물건을 샀어요.

산 물건을 품 속에 잘 넣은 뒤 이번에는 꽃가게를 방문한 참이었죠.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예쁜 식물을 사려고 하는데요.”

“그래 안녕! 내가 도와줄까? 음.. 이 선인장은 어때? 이 허브도 예쁘단다!”

그가 서 있는 곳으로 주인 아주머니가 왔고, 그들은 열정적으로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어요. 


두 사람의 대화는 한 시간이 넘게 이어졌어요.

그는 많은 것들이 궁금했고, 그녀는 그 질문들에 잘 대답해 주었죠.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많은 풀, 나무들이 그들을 지나쳤고, 꽃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정신없이 대화를 나누는 바람에, 한 사람의 품속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떨어지는 것을 둘 중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어요.

그들의 대화는 빨갛고, 노랗고, 하얀 색색의 꽃 앞까지 이어졌어요.


하지만 그렇게 꽃들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문득 무언가 허전함이 느껴졌어요.

"어라? 아까 산 장신구가 어디 갔지? 주머니에 넣어놓았었는데.."

"응? 뭔가 잃어버린거야?"

그와 그녀는 어디로 떨어졌을지 모르는 장신구를 찾아 이곳저곳을 뒤졌지만, 어딘가에 깊게 숨었는지 장신구는 보이지 않았어요.

근처까지 전부 찾아봐도 보이지 않자, 로빈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건을 샀던 가게로 돌아가 보았어요.


그 때, 기분 좋게 옷가게 문을 열고 나오는 메리의 눈에 가게에 막 들어오려던 소년이 보였어요.

"어, 안녕 로빈!"

그녀는 반갑게 소년에게 인사했어요. 로빈과 메리는 어릴 때부터 같이 놀던 친구사이였거든요.

"어.. 안녕 메리! 생일 축하해!"

그들은 서로 인사하고 가볍게 안부를 주고받았어요.

왠지 모르게 서로가 반가웠던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거리를 걷기로 했어요.





마지막 문단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이야기의 화자인 '그'는 로빈입니다.

첫 번째 문단을 토대로 두 번째 문단의 '그녀'는 꽃가게 주인 아주머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로빈은 어떤 이유로 물건을 사려 했고, 무언가(B)를 사서 챙긴 뒤 꽃가게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열정적으로 식물을 고르다 보니 그만 품에 있던 무언가(B)가 떨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자 그는 결국 무언가(B)를 샀던 다른 가게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메리를 만나게 됩니다.

마지막 문단에서 메리는 옷가게의 문을 열었고, 마침 옷가게에 들어오려던 로빈과 마주쳤기 때문에,

무언가(B)를 샀던 가게는 옷가게입니다.



-------------------------------------



(3) 루비의 이야기


계획 없이 집을 나선 그녀는 어디를 갈지 고민에 빠졌어요.

한참을 길을 걸으며 고민하던 그녀는,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래, 평소에 자주 가던 보석가게에 가야겠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보석가게로 걸음을 옮겼어요.


가게로 가는 길은 아주 멀었지만,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죠.

나무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다리를 건너기도 하며 그녀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어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가 주변을 구경하던 그녀의 눈에 들어왔어요.

흰 색의 영롱한 빛을 내는 그것은 그녀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죠.

그녀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그것을 집어들고 여정을 다시 이어가기로 했어요.


목적지까지 어떻게 갈지 잠시 생각한 그녀는,

새로 얻은 목걸이를 들고 다시 기분 좋게 걸음을 나서기 시작했어요.

'계속 걸어가다가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다시 온 만큼 걸어가면... 도착!'

몇 번이고 갔었던 익숙한 길이었기에, 그녀는 능숙하게 주변을 구경하며 발걸음을 옮겼어요.

순식간에 가게 앞에 도착한 그녀는 뿌듯해하며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보석들. 익숙한 목소리까지.

그녀가 평소에도 가족들 몰래 자주 들르던 이 보석가게는 그녀만의 작은 아지트였어요.

가게에 들어온 그녀는 한 쪽 구석에 편하게 자리를 잡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어요.

한참을 신중하게 둘러보던 그녀의 품 속에는,

진주가 박힌 작은 목걸이가 영롱한 빛을 내고 있었어요.




이 글의 화자인 '그녀'가 누구인지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녀'는 어디에 갈지 고민하며 길을 걷다가, 평소에 몰래 자주 가던 보석가게에 가기로 합니다.

길을 걷던 도중, 그녀는 바닥에 무언가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다음 두 문단에서 알 수 있듯이, 그것은 메리가 샀던 진주가 박힌 작은 목걸이입니다.

'그녀'는 그것을 들고 보석가게에 도착했고, 여전히 손에 그것을 들고 있습니다.




-------------------------------------



추론하기


이제 이야기 각각이 어떤 시간대의 이야기인지, 곧바로 알 수 없는 것들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것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추가된 세 이야기와 더불어 기존의 메리 시점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지도까지 모두 이용해야 합니다.


로빈이 산 무언가(B)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앞서 추론했듯이 로빈은 무언가(B)를 옷가게에서 구매했습니다.

이는 첫 문단의 '집 바로 앞의 가게'일 수 있는 가게가 옷가게뿐이라는 사실에서도 추론할 수 있죠.

또한 그는 무언가(B)를 꽃가게에서 떨어트리는데, 메리가 마침 꽃가게에서 팔찌를 주었습니다.

즉, 무언가(B)는 옷가게에서 파는 팔찌입니다.


보석가게 주인이 들고 간 무언가(A)는 정보를 종합하여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무언가(A)를 들고 강을 따라 걷다가 건너편에서 메리가 친구와 즐겁게 노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메리의 시점에서, 이 친구가 로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메리는 강가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보이는 모든 것이 그녀의 이야깃거리였다고 말하는데,

그 이야깃거리 중에는 '고양이를 안고 가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슷한 단서를 세 번째 이야기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녀'는 목걸이를 든 채로 보석가게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보석가게 주인이 무언가를 찾은 것도 보석가게의 구석입니다.

만약 주인 아주머니가 찾은 것이 목걸이라면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왔겠지만,

그녀는 대신 그것을 들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를 종합했을 때, 첫 번째 이야기의 무언가(A)와, 세 번째 이야기의 '그녀'는 모두 보석가게 주인 아주머니의 고양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정보 종합하기


먼 길을 달려, 드디어 모든 이야기가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시간순으로 모든 이야기를 정리하고, 각 시점에서 물건들이 어디 있는지를 파악하면 됩니다.


(1)

시간대는 이야기의 후반부이고, 메리와 로빈은 강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강 건너편에 메리가 있고, 그녀는 교차로의 꽃밭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 때문에 보석가게 주인과 그녀의 고양이는 그곳의 건너편에 있습니다.

메리의 이웃집 아주머니라고 했으니, 그녀의 집을 향해 위로 걸어가고 있는 중이겠죠.


이 시점에서 목걸이는 메리가 떨어트린 뒤 고양이가 주워 들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보석가게 주인과 함께 있으니, 목걸이도 역시 그 곳에 있겠네요.

팔찌는 메리가 주워 옷가게 주인에게 돌려주었으니, 여전히 옷가게에 있습니다.




(2)

시간대는 이야기의 초반부이고, 메리는 여러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사고 있습니다. 

로빈은 팔찌를 사서 들고 곧바로 꽃가게에 왔습니다. 팔찌는 현재 꽃가게에 있습니다.


로빈이 꽃을 사는 동안 메리도 이곳저곳을 들르기 때문에, 목걸이는 보석가게와 꽃가게 사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정확한 위치를 찾기 위해서는 시간 순서를 조금 더 자세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로빈이 떨어트린 팔찌를 메리가 주워야 하는데, 메리가 있는 동안에는 꼬마 말고는 다른 손님은 없었으므로 

로빈은 그 전에 이미 팔찌를 떨어트리고 주변을 살피고 있는 중이어야 합니다.


만일 이야기 2의 시점에 메리가 이미 목걸이를 샀다면,

메리가 꽃가게로 오는 짧은 시간동안 로빈은 식물을 고르고, 또 팔찌를 찾으러 가게를 뒤지다가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식물을 한 시간 넘게 골랐다는 이야기가 있으므로 이야기 2의 시점에 목걸이는 아직 보석가게에 있습니다.





(3)

시간대는 직접적으로 나와있지 않지만, 메리가 목걸이를 이미 떨어트린 상태이므로 이야기의 후반부여야 합니다.

목걸이를 줍는 중이기 때문에 목걸이는 고양이가 있는 그 위치에 있습니다. 


고양이의 정확한 위치는 다음 문단에서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간 뒤, 우회전하고, 다시 걸어온 만큼 걸었을 때 보석가게에 도착하는데,

이것이 가능한 위치는 중간에 가로로 난 길을 따라 왼쪽으로 걷기 시작했을 때 뿐입니다.

(아래쪽 다리 위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도착할 수 있지만, 고양이는 이미 다리를 건넜다는 이야기가 나오므로 이는 불가능합니다.)


고양이는 떨어트린 목걸이를 들고 가게에 들어왔고, 이를 다시 주인이 집어들고 강으로 갑니다.

이 때까지 로빈와 메리는 강에서 이야기중이기 때문에, 이 모든 사건은 메리가 목걸이를 떨어트리고 눈치채지 못하는 시간대동안 벌어졌습니다.

결국 팔찌는 시간 상 여전히 옷가게에 있습니다.




(4)

하루가 끝난 시점의 이야기는 정확히 언급되진 않지만, 지금까지의 추리를 바탕으로 추론할 수 있습니다.


목걸이의 경우, 고양이가 여전히 들고 있는 상태로 보석가게 주인의 집까지 그대로 이동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집은 소녀의 이웃집이므로, 위치를 정확히 찾을 수 있습니다.


팔찌의 경우, 로빈의 말이 결정적인 단서가 됩니다.

로빈과 메리가 헤어질 때, 그는 메리에게 '널 만나기 직전에 했던 일을 하러 간다'고 했습니다.

2번 이야기에서 나오듯이 그 일은 팔찌를 찾기 위해 옷가게로 돌아가는 일입니다.

옷가게 아저씨는 팔찌의 주인이 오면 돌려준다고 했었기 때문에 그에게 팔찌를 돌려줬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집은 앞서 추론했듯이 옷가게 바로 옆에 있는 집입니다.

즉, 팔찌는 옷가게 바로 옆에 있는 집에 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제작 후기


긴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오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의 퀴즈가 처음 등장했을 때 내려고 생각했던 여러 아이디어 중에 '문단의 연결관계를 이용해 문제를 만들면 재밌겠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구현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기억만 해 두고 다른 문제들을 출제했었습니다.

원래는 그래프로 바꾸어서 푸는 단순한 문제를 상상했지만,

만들고 보니 예상보다 규모도 너무 커지고, 좀 더 추리문제에 가까운 문제가 되었네요.

문제의 내용을 여유롭게 전부 소화하려면 하루라는 시간도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답을 찾으셨더라도, 내용이 헷갈린다면 아래에 정리된 글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사건을 간단하게 요약한 글과 함께 풀이를 마칩니다 :)


[Part 1]

로빈은 옷가게를 들러 팔찌를 사고, 꽃가게로 갑니다.

꽃가게에서 꽃을 고르고 꽃다발을 사지만, 그 도중에 그만 팔찌를 떨어트립니다.

그는 팔찌를 찾으러 가게 주변까지 열심히 찾습니다.


이 때, 목걸이를 산 메리가 꽃가게에 들어옵니다.

꽃가게에서 씨앗을 고르고 나가려는데, 바닥에 떨어진 팔찌가 눈에 들어오죠.

그녀는 그것을 돌려주러 옷가게에 갑니다.


결국 팔찌를 찾지 못한 로빈도 옷가게에 가보려고 합니다.

옷가게에 막 도착한 찰나, 팔찌를 돌려주고 나온 메리와 마주칩니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반갑게 인사하고, 거리를 걸으며 대화를 이어갑니다.


[Part 2]

로빈과 대화하며 거리를 걷던 메리는 그녀가 들고 있던 목걸이를 떨어트립니다.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고양이가 목걸이를 주워 들고 갑니다.

그 고양이는 보석가게에 앉아 쉬고, 그러다 퇴근을 하려던 주인에게 발각됩니다.


주인은 고양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 때까지 메리와 로빈은 이야기 중입니다.

보석가게 주인이 그들을 지나치고, 메리와 로빈은 목걸이가 없어진 것을 깨닫습니다.

그들은 이곳저곳을 뒤졌지만 결국 목걸이를 찾지 못했고, 로빈은 대신 그녀를 위해 사두었던 꽃다발을 건넵니다.


[Part 3]

로빈과 메리는 이야기를 마치고 헤어집니다.

메리는 꽃다발을 들고 집에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로빈은 메리를 만나기 직전에 그가 팔찌를 찾고 있었음을 깨닫고 옷가게로 돌아갑니다.


옷가게로 들어간 로빈은 팔찌가 혹시 여기에 있나 물어봅니다.

주인 아저씨는 한 소녀가 팔찌를 찾아 여기에 맡겼다고 하며, 그에게 팔찌를 돌려줍니다.

로빈은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이 팔찌는 내일, 그녀와 다시 만나 전해주면 되니까요.



댓글

zyzyvaa 2021-02-21 00:17 _
0
가장 아름다운건 뭔가요/
꿀먹은용도르 2021-02-21 00:18 _
0
최근에 본 반전영화 중 최고
푸른자몽 2021-02-21 01:33 _
0
문제 흥미롭게 봤습니다. 다른 건 그래도 어느 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거 같은데 그럼 보석집 아줌마는 왜 가까운 길을 놔두고 아래 다리를 건너서 위쪽에 있는 집으로 가는 건가요? 고양이가 익숙한 길이라고 느낄만한 중간 길이라면 출퇴근길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사실 이 경우도 조금 이상합니다만) 굳이 가까운 길을 놔두고 먼 길로 퇴근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문제 발상은 좋은데 많은 반전을 주려다보니 다소 어색해진 것 같네요.
ILM 2021-02-21 02:33 _
0
반전..이 있었나요? 무언가 그런걸 느끼셨다면 전 오히려 좋네요ㅋㅋㅋ 새로운 이야기가 기존의 이야기에 대해서 어느 정도 부연설명을 해주어야 했기 때문에 등장하는 네 인물들의 동선이 어느 정도 겹칠 필요가 있었습니다. 반전(?)이 많은 이유를 돌이켜보면, 문단을 붙여 이야기를 완성한 시점에서 이것이 맞는 방향이라는 일종의 사인 역할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반전의 양도, 글의 길이(..)도 최대한 줄이려고 했습니다;

보석가게 아주머니의 동선은 제가 생각을 못했네요. 문제를 다 짠 상태로 지도를 추가로 그리면서 모든 사람들의 동선이나 타임라인을 납득할만하게 짰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것에 집중하느라 그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ILM 2021-02-21 02:33 _
0
이미 느끼셨듯이 후반부가 아주 복잡한 추리문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스토리적 완성도가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일주일 가량을 계속 검토하면서 수정했는데도 놓치는 부분이 생기네요. 혹시 각자의 동선, 타이밍, 행동에 다른 납득 안 가는 부분이 있었다면 추후에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름 없는 이야기 1의 경우 퇴근 전에 마을 아래쪽에 있는 어딘가에 잠깐 들렀다는 묘사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WolfB 2021-02-21 20:01 _
0
항상 느끼는거지만 ILM님 문제 퀄리티가 무서워요...ㄷ